요한계시록 2:17에는 “이기는 자에게는 내가 감추었던 만나를 주고 또 흰 돌을 줄 터인데, 그 돌 위에 새 이름을 기록한 것이 있나니, 받는 자밖에는 그 이름을 알 사람이 없느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구절은 여러 교파에서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최근 어떤 집단(하나님의교회)은 이 ‘흰 돌’과 ‘새 이름’을 자신들의 교주 안상홍에게만 해당한다며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성경이 말하는 “흰 돌”과 “새 이름”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 비밀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돌’의 상징
성경에서 ‘돌’은 믿음의 바탕, 안전한 피난처라는 뜻으로 자주 쓰입니다. 구약 시편 18:2에는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라고 적혀 있는데, 여기서 ‘반석’은 흔들리지 않는 하나님을 가리킵니다. 마치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기둥 같은 존재입니다.
예수님과 돌
신약에 오면 이 상징이 예수님에게까지 이어집니다. 베드로전서 2:4, 7을 보면 예수님을 “산 돌” 또는 “머릿돌”이라고 부릅니다. 즉, 예수님은 우리가 세우고 세워지는 공동체(교회)의 중심이자, 온전히 믿을 수 있는 구원의 기초라는 뜻입니다.
흰 돌의 의미 (1) – 판결을 전하는 도구
구약 대제사장은 제사장 옷 가슴 부분에 ‘흉패(胸佩)’를 달았습니다. 이 흉패에는 12지파 이름이 새겨진 보석들이 박혀 있었고, 그중 두 개의 돌(우림과 둠밈)을 통해 하나님께서 무죄(우림) 또는 유죄(둠밈)를 판결하셨습니다(출애굽기 28:30). 전통적으로 우림은 ‘빛’을 뜻하는 흰 돌, 둠밈은 ‘온전함’을 뜻하는 검은 돌로 여겨집니다. 대제사장은 이 돌을 통해 백성에게 하나님의 뜻과 판결을 전했죠. 따라서 ‘흰 돌’은 단순히 깨끗함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정하신 ‘무죄함’과 ‘빛(진리)의 통로’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흰 돌의 의미 (2) – 무죄 선언
계시록에서 말하는 ‘흰 돌’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의롭다 여기셨다는 증표입니다. 히브리서 9~10장을 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단번(한 번) 속죄가 영원한 구원을 이뤘다고 합니다. 즉,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이미 우리의 죄를 한 번에 다 사해주셨기 때문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무죄” 선언이 확정된 셈입니다.
흰 돌과 성령의 연결
고대 이스라엘에서 대제사장이 우림(흰 돌)을 들었을 때, 이는 하나님께서 “이 사람에게 죄 없음(의로움)을 선언한다”는 뜻입니다.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성령을 보내 주시면서,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 새 생명과 ‘의로움’을 허락하셨습니다. 계시록에 나오는 ‘흰 돌’은 이처럼 ‘성령을 받은 자’,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인정받은 자’가 받는 증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새 이름을 안상홍에게만 한정한 오류
어떤 교회에서는 ‘돌 위에 새겨진 새 이름’을 교주의 이름으로 제한합니다. 하지만 성경 원문과 맥락을 보면, ‘새 이름’은 특정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하나님이 구원받은 사람에게 주시는 새 신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스가랴 3장의 ‘일곱 눈 가진 돌’
구약 스가랴 3장을 보면 “그 돌에 새길 것을 새기며 이 땅의 죄악을 하루에 제거하리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스가랴 3:9). 여기서 그 돌은 예수님을 예표하며, 하나님이 그 돌 위에 새길 것(새 이름, 곧 구원받은 자의 새로운 신분)을 정하신다는 뜻입니다.
요한계시록 5장의 ‘일곱 뿔과 일곱 눈 가진 어린양’
신약 요한계시록 5장에서는 이 어린양(예수님)이 일곱 뿔과 일곱 눈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계 5:6). 이 일곱 눈은 ‘하나님의 성령’ 곧 온 땅에 흩어지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스가랴에 예언된 일곱 눈을 가진 돌, 신약의 일곱눈을 가진 어린양 모두 예수님을 가리키며, 그분이 우리 죄를 담당하셨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새 이름’이 의미하는 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대신해 속죄하셨을 때(한 번에 죄를 사하심), 그 대상은 우리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입니다. 구약에서 하나님이 사람들의 이름을 바꾸실 때(아브람에게 아브라함, 야곱에게 이스라엘 등)처럼, 새로운 이름은 ‘새로운 신분’과 ‘새 언약 관계’를 의미합니다(창세기 17:5, 32:28). 그러므로 계시록의 ‘흰 돌 위에 새겨진 새 이름’은 “하나님이 의롭다 인정하신 사람, 성령으로 새 삶을 받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징이지, 어떤 특정 교주나 집단 지도자의 이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흰 돌과 새 이름은 인간 이름이 아니다
요한계시록에서 말하는 ‘흰 돌’은 하나님이 의롭게 여겨 주신 증표이고, 그 위에 새겨진 ‘새 이름’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생명과 정체성을 나타냅니다. 이는 인간 교주의 이름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그리고 성령 강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대신 맡아 돌아가시고, 부활하셔서 우리를 의롭게 하셨습니다. 그 증거로 성령이 우리 안에 들어와 주셨습니다. 계시록의 ‘흰 돌’과 ‘새 이름’은 바로 이 속죄의 은혜와 성령의 새 삶을 상징합니다.
왜곡과 경계
성경이 말하는 ‘흰 돌과 새 이름’을 예수님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것은, 성경의 흐름을 잘못 이해하거나 의도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원래 의미는 “하나님이 의롭다고 선언하신 자, 예수님 안에서 새 사람이 된 자”에게만 해당합니다.
진짜 비밀은 예수님의 은혜
결국 계시록의 ‘흰 돌’과 ‘새 이름’이 말해 주는 진짜 비밀은, 예수님이 주신 속죄와 새 생명입니다. 우리의 이름과 위치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며, 그 안에서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 “승리자”로 불릴 수 있습니다. 인간의 이름이나 조직 논리로 그 상징을 가리려 하면, 성경의 본뜻을 잃어버리게 됨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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